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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병기_대성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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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**대성암**   고개 고개 넘어 호젓은 하다마는 풀섶 바위서리 빨간 딸기 파랭이꽃 가다가 다가도 보며 휘휘한 줄 모르겠다   묵은 기와쪽이 발 끝에 부딪치고 성을 고인 돌은 검은 버섯 돋아나고 성긋이 벌어진 틈엔 다람쥐나 넘나든다   그리운 옛날 자취 물어도 알 이 없고 벌건 뫼 검은 바위 파란 물 하얀 모래 맑고도 고운 그 모양 눈에 모여 어린다.   깊은 바위굴에 솟아나는 맑은 샘을 위로 뚫린 구멍 내려오던 공양미를 이제도 의상을 더불어 신라시절 말한다   별이 쨍쨍하고 하늘도 말갛더니 설레는 바람끝에 구름은 서들대고 거뭇한 먼산 머리에 비가 몰아 들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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